• Yunhi

강으로 뛰어 들어 수영하는 축복

프랑스에서 지난 주 손님이 오셨다. 바젤 팅글리 박물관을 거쳐 취리히로 오는 동안 스위스 사람들이 라인강으로 뛰어들어 수영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신 모양이다. 현관을 들어서면서 바로   "스위스에서는 강에서 수영을 하던데요? 그게 허락이 되는 거예요?" 하고 물으면서 핸드폰으로 찍은 수영하는 모습 사진을 수도 없이 스크롤 하며 보여 주셨다. 

77세 휘슬러 할머니도 머리는 살짝 젖고 얼굴은 반짝반짝하고 상기 되어 "금방 호수에서 수영하고 오는 길이야!" 하시니 내게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 손님의 질문이 당황스러웠다. 

스위스에서는 누구나 원하면 할 수 있는 일이라 축복으로 생각해 보지 못한 강, 호수에서 수영하기는 인접국들에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라인강에서 수영하는 사람들


베를린 사람들의 꿈은 슈프레 강에서 스위스 사람들처럼 수영하는 것이라고 한다. 슈프레 강가에서 햇볕을 쬐고, 맥주를 마시고, 파티를 할 수는 있지만 강에서 수영을 하는 것은 금지 사항이고 수영하는 사람은 벌칙금을 각오해야 한다. 

건축가이자 예술가인 얀 에들러와 팀 에들러 형제는 베를린 사람들에게 강을 돌려주고, 베를린의 기념비적인 도시 중심에 일상을 되돌려 주고자 하는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1996년부터 분투해 왔다고 한다. 

꿈은 2011년부터 바젤의 건축센터장 안드레아스 루비의 도움과 90년대 바젤 사람들이 라인강을 되찾은 예를 참고해 조금씩 실현되고 있다. 

냉전 시절 동서 베를린을 가르던 슈프레 강, 쉼터가 아니라 죽음의 터였고 그래서 도시가 등을 돌렸던 슈프레 강. 통독 이후부터는 투자자들이 노른자 땅을 사들이려고 달려들어 자본의 집중포화를 받았던 슈프레 강가. 슈프레 강에서 수영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사유화와 상업화를 중단시키고 공공의 공간을 탈환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인 것이다. 2025년 예정대로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어 베를린 사람들이 슈프레 강에서 유유자적하게 수영하는 것을 볼 수 있기 바란다. 

이렇게 자연을 살리고 인간의 삶 속으로 되돌려주는 작업, 아니 인간이자연의 일부로 귀속하는 작업은 2019년 발렌슈타트 시 베르쉬너시내 복원 프로젝트에서도 드러난다. 발렌호수에서 멸종위기에 있던 송어는 복원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시냇가로 올라와 알을 낳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유속과 수심이 맞아야 하고 송어가 쉬어갈 수 있는 지점과 자신을 숨길 수 있는 지점이 있어야 한다. 베르쉬너시내는 물길을 린트수로로 흘러 들어가게 하느라 보전탱크나 침전탱크로 물길을 꺾어바닥이 경화되었었고 샛물길들의 높이차가 몇 미터씩 되어 알을 낳을 곳을 잃어버렸었다. 이 베르쉬너시내를 친환경적으로 복원하여 송어생존이 확보되었고 다른생물에게도 삶의공간이 만들어졌고 식물의 다양성도 회복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기원적으로는 10년 전 소형수력발전소를 건설할 때 환경보호를 위한 대책을 가장 먼저 고려했기에 가능했고, 비용적으로는 취리히전력공사의 자연회복 스타-퐁스 (Der Naturmade star-Fons)와 친환경 전기판매 수익으로 지원된 완벽한 친환경 프로젝트였다. 


발렌호수로 흘러들어가는 베르쉬너시내 하구


지난주 한국에서 그린벨트 해제 논란이 거세었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그린벨트는 한번 훼손하면 복원이 안 되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옳다"고 제동을 걸었고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미래세대를 위해 보존"한다고 발표해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다행이다. 녹조로 가득한 4대강이 곧 자연으로 복원되어 뛰어들어 수영할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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