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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글> 이지영 - 산에 대하여 이야기합시다

나와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한때 적이었다가 오랫동안 다른 사회체제로 남은 곳, 지리적으로는 가까우나 마음으로는 먼 곳, 우리에게는 갈 수 없는 땅, 사실 그 외 나는 북한에 대해 잘 몰랐다. 그저 막연히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과, 그들도 개방이 되어서 잘 살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내가 가지고 있던 북한에 대한 생각이었다.


그래서 전시회에 초대 받았을 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들, 평범한 북한의 시민들은 어떻게 사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봄철이면 방방곡곡 울긋불긋한 등산복을 입은 등산객이 줄을 잇는 남한의 산처럼, 북한의 산도 그런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지난 주말 베른 Alpines Museum의 '산에 대하여 이야기합시다' 전시회를 다녀온 뒤 북한은 나에게 좀 더 친숙한 느낌으로 연상되는 곳이 되었다.



전시회는 테마를 가진 아홉 개의 공간으로 되어있다. 북한의 도시와 공원 풍경, 예술가들, 학교 수업, 김일성 일가의 성지순례, 백두산, 스키 리조트, 스위스 국제개발부 (DEZA)의 북한 활동, 그리고 마지막으로 북한의 산과 남한의 한라산 풍경이었다.



공원 풍경에서 보여주는 그 평범한 시민들의 자유로운 춤은 그게 설령 꾸며진거라고 해도 놀라웠다. 지금까지 내가 보아 온 북한의 주민은 늘 표정없는 모습이었는데, 그렇게도 활짝 웃고 신나 춤을 추고 너무 자유롭고 행복해 보였다. 이미 어느 정도는 계획된 촬영이었다고 해도 활짝 웃는 그들의 모습과 인터뷰 내내 짓는 표정과 말들은 나에게 새롭게 다가왔다. 그들은 정말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었다.



백두산에 올라 해돋이를 보고 나무 하나 없는 벌거숭이산을 개간하여 다시 푸르게 만들고 (스위스 국제개발부 DEZA 지원), 열정을 다해 그림을 그리고 자신들에게 주어진 일들을 열심히 하면서 사는 보통 사람들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어 이 전시회가 참 좋았다.



촬영은 그들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만 가능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북한에 사는 평범한 그들을 더 가까이 느끼는 시간이었다. 통일이 언제 될지 모르겠으나 그들의 바람처럼 통일이 돼서 다시 한민족으로살아볼 날을 기대해본다.



베른 Alpines Museum der Schweiz 의 '산에 대하여 이야기 합시다' 전시회는 7월 3일까지 열린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나들이 겸 직접 다녀 오셔도 좋을듯하다. 이런 흥미로운 전시회에 초대 해주신 Alpines Museum의 고유주님께 감사드린다.

https://www.alpinesmuseum.ch/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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