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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 우울한가?

멜랑콜리라는 단어를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영화나 노래 가사에 간혹 나오죠. 감성적이고 왠지 어두운 느낌의 단어입니다. 길고 어두운 유럽의 계절이 막 지났지만, 오랜 거리두기와 한국 여행에 대한 그리움으로 자주 연상될 수 있는 단어입니다.

독-한 사전(Melancholie) 이나 영-한 사전(Melancholy) 을 찾아보면 우울 또는 우울감이라고 나와있습니다. 하지만 정신건강학 및 심리학에서 최근 연구한 바에 따르면 멜랑콜리는 우울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세상을 보는 시각에는 네 가지가 있는데,


첫째,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만 보는 핑크빛 시각,

둘째, 모든 것을 부정하고 잊으려는 시각,

셋째, 원하는 바와 현실 사이에서 좌절하는 우울,

넷째, 삶이 쉽지 않음을 받아들이고 오히려 즐기는 멜랑콜리.

멜랑콜리는 말하자면 현실을 받아들이는 입장이자 그 사람의 기질입니다. 불합리한 현실을 받아들이기위해 많은 생각을 해야하고 스스로 소화해 냅니다. 그래서 어쩌면 멍- 때리고 한동안 먼 곳을 응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주변의 상황 변화에 반응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철학을 하거나 시를 쓰는 사람들마저 멜랑콜리라 불렀다 합니다. 그 이후에는 우울감과 혼용하여 쓰였구요. 요즘에는 우울과 확연히 다르다고 진단합니다.

우울은 지속적으로 원하는 바를 현실화하지 못했을 때의 좌절감이 작은 일이나 아무 이유 없이도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병으로 분류됩니다.

그에 반해 멜랑콜리는 세상을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마음의 상태와 그 성격적 기질을 말합니다. 세상을 다 믿지 않지만 태연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기 위해 상념의 시간을 종종 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상념을 깨고 현실로 돌아올 수 있는 마음의 힘이 있는 거죠.

우울은 그 마음의 힘이 없거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채로 남은 상태이기 때문에 혼자서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울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힘내”라는 말보다는 그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더 도움이 됩니다. 우울은 정신건강상의 병으로 분류가 되어있으므로 주치의와 하루빨리 상담하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어느 연구에 따르면, 중부 유럽인의 30%가 이 멜랑콜리 기질을 가지고 있다 합니다. 어쩌면 날씨에서 오는 오래된 문화적 요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 년 반이 다 되도록 종식되지 않는 판데믹 때문에... 또는 자가격리 규정이 아직 풀리지 않아서 한국에 선뜻 가기 어렵다는 생각 때문에... 이런 여러가지 이유로 우울하다는 생각이 들면, 내가 우울과 멜랑콜리 중에 어느 감정에 가까운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참고자료>

Die kreative Kraft der Melancholie, Beobachter, https://www.beobachter.ch/gesundheit/psychologie/psychologie-die-kreative-kraft-der-melancho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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