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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우리 몰래카메라 스캔들

열린 배에서 흘러내린 장이 매달려 있는 채로 사는 돼지, 다른 돼지에게 꼬리가 물어 뜯겨 꼬리 자리엔 흔적만 있는 돼지. 봐줄 수 없을 정도로 더럽고 상처 입은 채 사는 돼지들의 모습이 동물보호협회 «Tier im Fokus» 활동가들의 몰래카메라에 잡혔다. 이들은 독일어권 스위스 지방에 있는 11개의 돼지 사육장을 몰래 방문해 촬영한 비디오를 방송 프로그램 «카센 슈투르츠 Kassensturz» 와 타게스 안차이거 Tages Anzeiger 편집팀에 보내며 공개했다.


2005년 제정된 동물보호법 덕에 동물보호에 관한 한 세계에서 가장 앞선 나라로 꼽히는 스위스지만, 몰래 카메라에 찍힌 돼지의 상황은 법의 집행이 법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 동물 보호법의 기본 원칙은 누구도 명분없이 동물에게 두려움을 주거나 동물의 존엄을 무시하는 고통이나 수난,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것으로 이 법은 몇몇 예외를 제외한 모든 척추동물에 적용된다.


비난의 대상이 된 돼지 사육자는 명예 훼손이자 비방이라고 말하며 사육장에 불법 침입한 동물보호단체 활동가들이 비육돈 사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비디오 자료를 검토한 동물권 «Tier im Recht» 재단에서는 이 상황을 다르게 판단하고, 취리히, 베른, 루체른, 상 갈렌, 솔로툰에 있는 9명의 돼지 사육자들을 동물보호법 위반과 동물 학대 혐의로 고발했다. 동물권 재단은 20년 넘게 동물의 존엄을 위해 법적으로, 또한 정치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단체다. 그들은 칸톤 검찰에 제출한 고발장에, 재래식 육류 산업 분야에서 가축의 고통이 지나치게 간과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가축 역시 개나 고양이와 마찬가지로 복지와 존엄이 보호되어야 한다»고 썼다.



재래 방식 돼지 사육 산업의 문제점

폭신한 짚 위에 누워 새끼 돼지들에게 젖을 주는 엄마 돼지, 신나게 진흙탕을 뒹구는 돼지들. 많은 소비자들은 식탁 위에 오르는 돼지가 그렇게 사육된다고 상상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연방 농업청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스위스에서는 도살된 돼지의 65.8%가 재래식 사육장에서 나왔다. 현행법에 따르면 재래 방식의 사육장은 돼지 한 마리당 최소 0.9 m2 공간을 확보하면 된다. 합법적으로 10마리의 돼지가 차 한 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보다 좁은 곳에서 사육될 수 있는 것이다. 소위 꼬리물기는 동물들의 움직임이 너무 적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타나는 징조라고 한다. 재래 방식과 달리 유기농이나 라벨이 붙은 사육장에는 정기적인 산책이나 잠자리를 위한 짚이 규정되어 있다. 또한 재래식 사육장이 4년에 한 번 예고된 검사를 받는 데에 비해 (10%만 불시 검문), 라벨 사육장은 매년 불시 검문을 받는다. 재래식 사육장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방치되는 이유다.




변화의 주체는 소비자와 시민

재래 사육장에서 도살된 값싼 돼지고기는 대부분 사육 방법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요식업계로 흘러 들어간다. 돼지 사육업 협회인 스위스 포르크Suisseporcs 회장 마이라트 피스터Meinrad Pfister는 많은 생산자가 더 높은 동물 복지가 요구되는 라벨 사육을 원하지만, 대형 유통 업체들이 라벨 프로그램을 확장하기보다는 축소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소비자가 라벨 고기를 찾아야 상황이 바뀐다는 뜻이다.


앞으로 몇 달간 집단 사육 국민발안 Massentierhaltungsinitiative 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다. 이 국민발안은 농가에서 사육되는 가축에게도 동물의 존엄이 적용되어야 한다며 가축을 다루는 패러다임을 바꾸길 요구한다. 돼지는 목초지와 진흙 속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하고, 수정은 자연적인 방법으로만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돼지 사육장 문제 해결은 소비자와 시민의 손에 달려 있다.

참조 기사

https://www.srf.ch/news/schweiz/verdeckte-aufnahmen-miese-zustaende-in-schweizer-schweinemast-betrieben

https://www.tagesanzeiger.ch/einem-schwein-hing-das-gedaerm-aus-dem-bauch-523944426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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