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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록다운, 그리고 가정폭력

오늘부터 작년 봄과 비슷한 수준의 록다운이 시행됩니다. 그만큼 새롭게 적응하고 있는 거리 두기와 방역의 일상에서 잊히기 쉽지만 잊혀서는 안 될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2019년 통계에 따르면, 스위스에서 하루 30명꼴로 가정폭력 피해자가 발생했습니다. 가정폭력으로 인한 사망자는 2주에 한 명꼴로 발생했고요. 루체른 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진에 의하면, 2020년 가정폭력 피해자 수는 늘었을 것으로 예상되나 정확한 집계가 어려울 것이라 합니다. 우리의 일상이 급격히 고립되었던 지난봄부터 각 가정에서의 스트레스 강도는 높아졌지만, 방역 문제로 그만큼 전문 인력이 필요한 곳에 투입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촌수조차 없는 가족관계인 부부 사이에서 벌어지는 폭력이나, 천륜이라 불리는 부모·자식 관계에서 벌어지는 폭력은 그 누구에게도 쉽게 말하기 어렵고, 그것을 신고해야 하는 폭력이라 인식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미 오랫동안 폭력이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가정폭력은 가족이나 동거인에게 행하는 신체적, 성적, 심리적, 경제적 폭력을 모두 포함합니다.  따라서 신체적 폭력 외에도, 동의하지 않은 성적 행위, 협박, 언어폭력, 불충분한 경제적 지원 등, 포괄적인 의미의 폭력이 이에 해당합니다. 가해자가 이혼이나 결별 등으로 현재 함께 거주하지 않지만, 위에 언급된 폭력을 행사하는 것도 가정폭력으로 간주합니다.

2019년 통계에 따르면, 피해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신체 폭행 (Tätlichkeiten 53%) 및 협박(Drohung 35% - 70%)이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가정폭력 유형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슬프게도 14세 이하 유·아동 피해자의 경우, 성폭력(Sexuelle Handlungen Kinder 30% - 40%)이 신체 폭행과 함께 가장 빈번한 폭행 유형으로 집계되었습니다.


혹자는 가정폭력이 비스위스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냐 반문하지만, 통계에 따르면 가해자와 피해자 국적에서 스위스인과 비스위스인 비율이 대략 50:50으로 집계되었습니다. 다만 피해자가 스위스인일 때는, 가족·친지 등 개인의 네트워크가 이미 형성되어 있어서 만일의 상황에 갈 곳도 도움을 받을 곳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폭력이 더 반복되기 전에 가해자와의 관계를 종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이유로 가정폭력 신고 건수와는 다르게, 피해자 임시거처 기관 이용자는 외국인의 비율이 비교적 높습니다.

대부분의 가정폭력 피해자가 직접 신고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데까지는 실제로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자녀 때문에 참거나,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 할지 몰라서 일정 기간을 두고 반복되는 폭력을 지속해서 경험하게 됩니다. 직접 신고하거나 피해자 임시거주 여성의 집 (Frauenhaus)에 와서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에도, 폭력 가해자가 있는 가정으로 다시 돌아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빈터투어 지역 가정폭력 여성피해자 임시거처를 제공하는 여성의 집에 따르면, 여성의 집 거주자의 1/4이 재입소한 경우입니다.

1988년에서야 폐지된 혼인법(Eherecht)이나 올해 들어서야 처음 도입된 아버지출산휴가(Vaterschaftsurlaub), 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사설 보육시설 비용을 보더라도, 오랫동안 스위스에서 가족의 일은 사생활의 영역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30년 전까지만 해도 남편의 허가서 없이는 아내가 구직 활동을 하는 것이 불법이었고, 작년까지만 해도 자녀 출산 시 아버지에게 주어지는 법적 휴일은 단 하루였습니다. 아이가 다섯 살이 되어 유치원에 입학할 때까지 육아는 전적으로 가정에서 도맡거나 비싼 사립 프로그램에 의존해야 합니다. 코로나 시대로 들어서면서 각 가정의 생활은 더욱 폐쇄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주변의 관심과 정보가 필요합니다.

2019년부터 가정폭력 신고 의무자의 범위가 굉장히 폭넓게 바뀌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가정폭력 신고 의무자 범위가 상담전문가나 학교 교사, 관공서 직원 등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지금은 방과후 활동 지도사, 아이돌봄이 (Tagesmutter)까지 신고 의무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주변에 가정폭력이 의심되는 경우, 누구든지 신고할 수 있다고 민법 (Zivilgesetzbuch)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스위스 아동보호 (Kindesschutz Schweiz)에서는 가정폭력 신고의 목적은 단순히 가해자를 벌하는 것이 아니라, 폭력이 지속되는 것을 막고 피해자의 심신건강 회복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지인이나 이웃이 가정폭력 피해자라는 의심이 들면 피해자의 거주 지역에 위치한 상담소에 연락해서 신고가 필요할지 전문가의 조언을 구할 수 있습니다. (거주지 별 상담소 목록)


참고자료

Häusliche Gewalt, Bundesamt für Statistik

https://www.bfs.admin.ch/bfs/de/home/statistiken/kriminalitaet-strafrecht/polizei/haeusliche-gewalt.html

Publikationen Gewalt, Häusliche Gewalt - Informationsblätter, https://www.ebg.admin.ch/ebg/de/home/dokumentation/publikationen-allgemein/publikationen-gewalt.html

SR 311.0 Schweiterisches Strafgesetzbuch (StGB), Art 126

Verdacht auf Kindeswohlgefährdung - Meldung an die KESB, https://www.kinderschutz.ch/fruherkennung-von-gewalt-an-kindern/verdacht-auf-kindeswohlgefahrdung

Ins Frauenhaus - und dann?, Beobachter, 19/2017

Altes Eherecht - ZGB/OR, https://zgbor.schulthess.info/sites/default/files/inline-files/altes_eherecht_zgb.pdf

Operhilfe Schweiz, https://www.opferhilfe-schweiz.ch/de

Wer darf und wer muss eine Meldung an die KESB machen?, Zentrum für Soziales (ZenSo), PDF download, https://www.google.ch/url?sa=t&rct=j&q=&esrc=s&source=web&cd=&ved=2ahUKEwib8ajApKHuAhUGCewKHSKOCwQQFjAAegQIAhAC&url=https%3A%2F%2Fwww.zenso.ch%2Fdownloads%2FBroschuere_KESB_Melderecht-zenso_RZ.pdf&usg=AOvVaw0zTCcPpyzEVYX0O618yE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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