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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렌마트Dürrenmatt 출생 100주년

"세상이 나를 창녀로 만들었으니, 이제 나는 세상을 사창가로 만들겠어. Die Welt machte mich zu einer Hure, nun mache ich sie zu einem Bordell."

<<노부인의 방문, Der Besuch der alten Dame. Zürich: Verlag der Arche, 1956. S. 69>> Quelle: https://beruhmte-zitate.de/zitate/127140-friedrich-durrenmatt-die-welt-machte-mich-zu-einer-hure-nun-mache-ich/


내가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은 스위스 작가 중 하나가 실은 뒤렌마트였다. 저런 철저함과 극단성 때문이었을 것이다. 따뜻함이란 찾아볼 수가 없고 그로테스크함에질리고,작품 읽고나면 불합리한 세상에 내가 할 수 있을 만큼만이라도 대결할 각오가 생기기 보다는 처절한 실체에 그만 질리고 말았다. 그러면서도 그 철저함에 굴복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있었나보다. 1990년 그가 죽었다는 소식이 충격이었다. 그의 죽음 즈음에 TV에서 스쳐 본 한 인터뷰에서 포스트 모더니즘의 과육을 먹고 자란 스위스 대학생들이 확신에 차서 '우리에게 브레히트나 뒤렌마트 같은 인간들은 필요없다. 계몽은 필요치 않다. 우리는 해체할 뿐이다 .' 라고 한것에 가슴이 쓰렸던 게 아직도 기억난다.



뒤렌마트를 조금 이해하게 되기까지는 내가 그를 세계적 명성의 한 작가에서 한 스위스사람으로 보게 되기까지의 시간이 걸렸다. 주변국들이 2차대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파괴되는 동안 고스란히 보존된 스위스, 지극히 이기적이고 방어적이었던 스위스, 나치가 밀고 들어올까봐 무서워서 덜덜 떨기만 했었을 스위스 인들, 파괴의 신이 간발의 차이로 지나갔다는 데에 대한 안심과 뒤늦게 밀려왔을 죄책감. 이런 것들을 알게되고, 철두철미한 스위스 친구들, 파리 한 마리를 코끼리로 만드는 겁쟁이 친구들,쓸데없이 방어적이고 이익 앞에서는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스위스 친구들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뒤렌마트는 조금 내게 가까워졌다. 뒤렌마트의 그로테스크한 세계는 자기성찰에 다름아니고 그래서 화해할 수 없는 거라 추측하게 되었다.


2021년 1월 5일 뒤렌마트가 살아 있었다면 100살이 되는 날이다. 엠멘탈의 슈탈덴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뒤렌마트는 뉴샤텔의 작업실, 뒤렌마트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자면 <<생각열쇠공Gedankenschlosser>>의 작업장 Werkstatt에서 1990년 생을 마감했다.

뒤렌마트는 죽기 직전 1990년 11월 22일에 하벨Václav Havel* 에게 바치는 연설을 있다. (*체코의 드라마 작가, 인권주의자, 정치가. 체코슬로바키아 공산 통치 하에서 정부 비판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1989년에서 1992년까지 체코슬로바키아의 마지막 대통령이었으며 이후 1993년에서 2003년까지 체코공화국 초대 대통령을 지냈다.) 연설에서 뒤렌마트는 스위스를 "감옥"이라고 표현했다. 스위스 인들은 감옥에서 역설적으로 "자유로운데" 그 이유는 수감자가 스스로 자신의 "감시자"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도발에 가까운 연설이 뒤렌마트가 우리에게 주고 마지막 경고가 되었다.

뒤렌마트 센터의 발표에 따르면 그의 작업실이 사후 그대로 보존된 상태이며 그 상태대로 2021년 1월 17일부터 안내자와 함께 매달 첫째, 셋째 주말 대중에게 공개 것이라고 한다.

취리히 시립극장(Schauspielhaus Zürich)에서는 20/21 시즌에 니콜라스 슈테만Nicolas Stemann 연출 <<노부인의 방문>> 공연이 준비 된다. 코로나 방역지침에 의해 변경사항이 생기지 않는다면 2021년 2월 21일 취리히 시립극장 Pfauen에서 뒤렌마트 탄생 100주년 기념 첫공연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아... 코로나... 뒤렌마트가 100세가 되었건, 그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사창가로, 스위스를 감옥으로 표현했건, 뒤렌마트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는데 이 무슨 한가한 소리인가. 하지만 코로나 이후 우리에게 드러난 세상은 뒤렌마트의 세계만큼이나 그로테스크하다. 1월 한달 동안은그를 추모하며 그가 그린 세상과 대면해야 겠다.



관련 기사 및 링크

https://www.schauspielhaus.ch/de/kalender/18484/der-besuch-der-alten-dame

https://www.lesering.de/id/4900525/Eine-erdachte-Welt-gegen-die-Welt/?fbclid=IwAR25XFHARc2bRtpKtIiXLg3u1J8jgq2FO2MhunqxlzJGiUK_Is9SbW4dcRc

https://tagesanzeiger.ch/in-duerrenmatts-wunderkammer-637867630848

https://www.tagesanzeiger.ch/auch-die-stasi-las-den-playboy-924312442711

https://www.republik.ch/2021/01/04/duerrenmatts-ueberraschungen

https://www.schauspielhaus.ch/de/journal/18663/der-besuch-der-alten-dame

https://www.schauspielhaus.ch/de/kalender/18484/der-besuch-der-alten-dame

Friedrich Dürrenmatt: "Die Schweiz - ein Gefängnis" (Rede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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