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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제일 큰 순무 등불 축제

커다란 배만한 순무의 속을 파고 보랏빛 순무 껍질에 살짝 조각을 한 후 그 안에 초를 켜 넣으면 순무 등불이 된다.



매년 11월 둘째 주 토요일 취리히 호숫가에 위치한 리히터스빌 Richterswil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순무 등불 축제가 열린다. 인구 약 1만 천명쯤 되는 이 마을에 사는 사람은 누구나 11월 둘째 주엔 순무 속을 파낸다.




자신이 속한 클럽이나 직장에서 하기도 하고, 자녀들의 학교에 가서 하기도 한다. 순무 축제를 위해서 매년 약 25톤의 커다란 순무가 재배되는데, 축제가 열리는 주에 주차장 공터에 쌓아놓은 순무를 개별적으로, 혹은 학교 반별로, 클럽별로 필요한 만큼 가져가 순무 속을 파서 작품을 만든다.


퍼레이드가 지나가는 곳의 집들은 의무적으로 순무 등불로 장식을 해야하고, 퍼레이드 시간엔 등불 외의 모든 불을 꺼야 한다. 유치원생과 학생은 2년에 한 번씩 반별로 퍼레이드에 참여하고, 퍼레이드가 없는 해엔 티켓을 팔며 축제에 참여하기도 한다.






산에 사는 농부들이 겨울이 시작되기 전 그해의 마지막 작물을 교회에 봉헌하기 위해 가을 순무를 가지고 마을로 내려왔는데, 일찍 어두워진 겨울 길을 밝히기 위해 순무 안에 초를 켜 밝힌 게 시작이었다고 마을의 전설처럼 전해진다. 그게 약 1860년대였고, 1905년부터 지금처럼 지역 도로로역 교통 협회(Verkehrsverein)에서 축제를 조직한다고 한다.


1905년이 처음이라 해도 110년이 넘게 계속돼온 축제. 순무의 하얀 끄트머리를 자르면 리히터스빌 사람이 아니라는 우스개 소리를 할 정도로 마을에 깊이 뿌리 내린 이 축제는 2000년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큰 순무 등불 축제로 등재되었다. 올해엔 29톤의 순무와 5만 개의 초가 사용됐고 44개의 작품이 약 한 시간에 걸쳐 선보였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저학년은 학부모의 도움을 받아 순무 속을 파고 조각을 하던데 관청 건물 장식에 필요한 수천 개의 순무 속을 파야 했던 관청 직원은 근무 시간 안에 그걸 다 해낼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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