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rau 4

스위스에 도착한 한류 K-Drama

스위스로 이주해 온 지 오래되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에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보통 주된 질문이 북한이냐 남한이냐였다. 그리고 몇 년 지난 어느 날, 저녁을 하는데 라디오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흘러나와 벅찬 가슴으로 따라 불렀던 기억이 난다. 그게 2012년 말이었다. 한참 뒤 딸아이가 슈필 그루페에 다닐 때 선생님 딸이 엑소(EXO)를 좋아해서 그룹 관련 포스터나 굿즈 사는데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얘기를 들었다. 2020년 초, 아직 코로나가 스위스에 상륙하기 전, 마치 올림픽을 보듯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을 응원했고, 꿈인지 생신지 4관왕을 거머쥐었다. 이제 BTS 하면 왠지 여기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모르는 사람보다 아는 사람이 더 많을 듯하다. 초등학생인 딸아이에게 BTS를 아냐고 묻는 친구가 있었다니 말이다. 올 초 스키 방학 때 다녔던 캠프에서 딸아이는 강남스타일 춤을 배워오기도 했다. 아이들이 기껏해야 발음할 수 있는 부분이 '섹시 레이디'와 '강남스타일' 밖에 없을 텐데도 이 곡을 캠프 프로그램에 넣고 놀았다는 것을 보니 우리나라에서 아이들이 마카레나 춤을 배운 느낌이겠구나 싶었다.



며칠 전 타게스안차이거에선 작년 K-POP 기사에 이어 이번엔 K-Drama에 지면 한 페이지를 할애했다. 우리 문화가 여기 스위스에 조금씩 알려지는 게 반가워 이 기사 중 기자의 생각이 담긴 부분을 요약해 본다.

새로운 동경지, 그 곳은 "이태원"

«alles okay»? «괜찮아 gwenchana»


한국 드라마 붐이 일고 있는 넷플릭스를 통해 스위스에도 한국 드라마가 도착했다.

이태원은 어디에 있을까? 1년 전만 해도 누구도 몰랐을 대답을 요즘 넷플릭스 구독자들은 알고 있다. 한국의 서울에서 가장 국제적이고 젊고 다채로운 지역이다. 그리고 이 이태원에서 박새로이(박서준)가 술집을 열었다. 박새로이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을 휩쓴 «이태원 클라쓰»의 주인공으로 이 시리즈는 복수, 충성, 사랑, 증오 그리고 운명적으로 얽힌 두 가족과 좋은 음식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드라마엔 한국 대중문화의 모든 성공적 요소가 혼합되어 있고, 그 주제가는 하루 종일 귓가를 맴돈다. 원작은 웹툰으로 기존 한국의 드라마보다는 덜 드라마 같고, 좀 더 복잡하다. 스폰서의 요청에 따라 모든 장면에서 똑같은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지 않으며, 정말 좋은 배우들이 연기한다.


이런 한국 문화의 성공은 취리히 중앙역 근처에 있는 식품점 유미하나에서 느낄 수 있다. 상점 앞에 늘어선 긴 줄에서 아시아 젊은이들을 찾아 보긴 힘들다. 최근엔 바젤에도 가게를 오픈했다.


«한국의 파도»라는 «한류»는 1990년대부터 시작됐으며, 우연도 아니고 코로나와도 관련이 없다. 당시 중국과 일본으로 퍼져나가던 한국의 대중문화는 2012년 말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함께 본격적으로 서구로 진출했다. 이후 소셜 미디어로 가속화되고, 넷플릭스로 인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이제 십 대 딸이 «alles okay» 대신 «괜찮아 gwenchana»라고 얘기한다.


이런 경향은 한국 식품점에서만 나타나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미그로 클럽 슐레의 한국어 과정 수강자 수는 2016년 이래 3배(거의 300명)로 늘어났고 한식 요리 코스도 인기다. 눈에 띄는 점은 학습자의 절반 이상이 30세 미만이라는 것이다. 또한 과거처럼 한국인 파트너가 있는 남성이나 여행을 좋아하는 여성이 아닌 K-Pop과 K-Drama의 팬인 젊은이들이 많이 배운다는 것이다.


한류가 단순히 유행에 그칠지 문화적 영향력에 있어 그 이상이 될 것인지에 대한 대답은 아직 보류지만, 최근 넷플릭스는 한국에 두 개의 자체 스튜디오를 열었다. 명백히 기대하는 바가 있다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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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세계 어느 곳에서도 한국의 이미지는 북한과 나뉜 분단국가나 예전 7, 80년 대 매스컴에서 자주 등장했던 데모하는 모습이 주는 아닌 듯싶다. 어느새 한국의 문화는 아시아의 중심 쪽에 놓이게 되었고, 코로나 방역이 잘되는 나라를 들 때면 분석의 대상이 된다. 무료 신문에 끼어오는 가전 제품 전단지만 봐도 한국에서는 너무나 평범한 투도어 냉장고가 우리 상표를 달고 제일 비싼 자리에 늠름하게 버티고 있으니 전자제품 기술력도 어깨를 으쓱하게 한다. 갑자기 딸아이가 한글 학교를 무사히 잘 마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의 어떤 곳을 동경하길 바라면서. 그나저나 왠지 이참에 '이태원 클라쓰'를 봐야 할 것 같다.



참고 기사

https://www.tagesanzeiger.ch/der-neue-sehnsuchtsort-heisst-itaewon-675000710270


https://www.swissnun.com/post/k-pop-%EB%A7%8C%EB%93%A4%EC%96%B4%EC%A7%84-%EB%B0%B4%EB%93%9C%EC%97%90%EC%84%9C-%EC%84%B8%EA%B3%84%EC%9D%98-%EA%B0%9C%EC%B2%99%EC%9E%90%EB%A1%9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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