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hsincho

스위스 눈 1부 마감 인사를 드립니다.


존경하는 스위스 눈 독자여러분, 안녕하세요?

스위스 눈은 2018년 9월 첫 회의와 2018년 12월 2일 첫 2개의 기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377개의 기사를 공식적으로 올려 왔습니다. 필진 각자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오늘 스위스 눈 1부 마감에 대한 작별인사를 올리며 스위스 눈 인터넷 매거진이 개편 될 때까지 문을 닫습니다.

여기서 개인적인 사정이라는 이유의 의미는 몇몇 필자가 스위스 경제시스템 속으로 온몸으로 뛰어들었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스위스 눈이 수익을 창출하거나 스위스 눈이 기회가 되어 필진에게 수익이 될 수 있는 창구가 열리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돈을 벌지 못하는 일에, 봉사하는 일에 지쳤냐고요? 아닙니다. 각자 최선의 시간경영 속에서도 스위스 눈에 투자할 시간이 나오지 못하는 형편과, 의지는 있는데도 충실히 스위스 눈을 돌보지 못하고 있다는 자책 사이의 간극에서 지쳐갔다는 표현이 옳을 것 같습니다.

글을 올릴 차례가 되면 부담도 컸지만 그보다는 애정과 기대감, 뿌듯함이 더 컸기에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성원은 저희들에게 당근과 채찍이 되어 더욱 좋은기사를 써 볼 각오를 하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필진은 각자 다르게 가지고 있는 놀라운 재능과 관심사에 늘 서로에게 감탄했고 매 기사는 대부분 전원의 리뷰와 수정 제안 후에 업로드 되었습니다. 그 때 누구도 스스로 낮아지지 않으면서 상대를 존중하는 오묘한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작별인사를 드리면서 <스위스 눈-우리는>의 글 일부와 필진 각자의 처음 각오를 돌아보았습니다.


다른 듯하지만 비슷하고 비슷한 듯하지만 달라서 재밌는 스위스의 진짜 속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신뢰 수준 높다고 알려진 스위스 정론지와 방송부터, 생활용품 할인 정보 안내도 함께 싣는 무료 잡지의 소소한 생활 이야기까지, 재미나고, 바라건대 또 유익한 기사들을 번역하거나 직접 취재한 기사들을 정기적으로 공유하고자 한다. 스위스를 바라보는, 세계를 바라보는, 그리고 너와 나를 바라보는 우리의 눈이 보다 입체적이고 넉넉해지기를 바라며 스위스의 지금(NUN) 이야기를 스위스의 눈을 통해 시작한다.

사랑하나 믿고 온 스위스가 이렇게나 깡촌 같은 곳인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다른나라에서도 혈혈단신 살아 봤으니 여기도 문제 없다며 자신만만하게 달려들어 맨땅에 헤딩으로 다시 시작했습니다. 맨땅에 헤딩하는 마음으로 무작정 달려들다 보니 정말 바닥을 치고 왔습니다. 우울의 우물에서 허우적대며 손끝에 닿는 인연이 있으면 그 끈을 놓지 않고 도움과 정보를 구했습니다. 싸늘한 동네 아줌마부터 진심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는 할머니들까지, 다양한 인연을 직접 부딛히다보니 어느새 스위스가 내 집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 때의 경험과 다양한 매체를 바탕으로 이민자 사회가 알아두면 좋을 정보와 권리에 대해 스위스 눈에서 풀어보고자 합니다.

SBS 출발 모닝와이드 VJ 유영미의 해외기행이라는 프로그램을 하며 세상을 알아갔고, 스위스에 와서 독일어 공부를 했고, 아이 셋을 키우며 스위스 삶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알게 된, 알게 될 스위스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


나는 어디에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구랑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는 곳은 단지 나의 외적인 환경일 뿐이며, 누구랑 살아가는 것은 나의 삶의 질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외적 환경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외적 환경에 영향을 받고 상호 작용을 하면서 살아간다. 만족스러운 상호 작용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진취적으로 만든다. 이것이 내가 SwissNun을 하는 이유다.

나의 스위스눈은 반성과 위로에서 출발한다. 그동안 스위스 알기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스스로에 대한 반성. 그리고 스위스에 관해 알고 싶어도 막상 독일어라는 장벽때문에 대충 눈치로 때려잡으며 살고 있을 나같은 그들을 위한 위로. 스위스를 좀 더 가깝게 느끼는데 이 반성과 위로가 작은 도움이 될 수 있길 진심으로 소망한다.

아름다운 것 앞에서 작아지는 약점이 있어서 미술관 그림 앞에서 울 때가 있다. 그림 뿐 아니라, 음악과 자연과 공간과 색깔과 역사 이야기, 사는 이야기 앞에서 가슴이 울릴 때가 점점 많아 지고 있다. 그럴 때면 힘에 벅차던 삶이 순간이나마 가슴 벅찬 것으로 바뀐다. 나의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이런 울림 있는 이야기를 찾고, 읽고, 쓰고, 나눈다면, 혹시 또 다른 누군가의 지금 여기에서도 그 울림이 번져가지 않을까 기대한다. 2018년 11월 취리히, 새 일을 시작하며 품어보는 희망이다.


스위스에서 32년 째 살고 있다. 고군분투하며 스위스라는 나라를 전보다 조금 깊이 알게 되었다. 알면 좋아도 하고 비판도 하고 칭찬도 하고 뒷담화도 하면서 정이 들듯이 그렇게 내게 스며든 스위스라는 나라를 나보다 뒤늦게 온 후배들에게 소개해 보려고 한다. 좀 덜 힘들고 빨리 잘 적응해서 스위스 어느 곳엔가에서 사회적으로 기여하며 사는 후배들을 보고 싶다. 그리고 그 후배들이 또 그들의 후배들에게 본인의 이야기를 해주기 바란다. 세상은 그렇게 돌고 돌지 않던가?...

지금도 이 마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스위스 사회에 깊이 스며들수록 우리들은 여전히 스위스와 한국의 경계에서 사물과 사회를 관찰할 것이고 그 시각은 분명 아주 소중한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개편될 스위스 눈 2부를 응원합니다. 세상은 그렇게 돌고 돌지 말입니다.

오늘의 이 마감 인사가 스위스 눈을 사랑해 주신 독자님께 아쉬움으로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스며들어 계신 그 곳에서 내내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안녕! 스위스 눈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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