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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한국인 -해동검도 이철경

최종 수정일: 2020년 1월 20일


이철경씨는 스위스 해동검도협회 총관장이다. 스위스 해동검도 협회는 전국에 있는 14개의 해동검도 도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는 각 도장의 관장과 사범을 수련시키고, 취리히와 바 Baar에 있는 도장에서 개인 회원을 위한 해동검도 학교를 운영하며, 새로운 도장의 개장을 지원한다. 앞으로 바젤 주에 두 개, 테신 주에 한 개의 도장이 더 생길 예정이다. 스위스에서 해동검도장을 운영하는 현지인 관장들은 대부분 이전에 태권도를 해왔던 사람들이다. 이철경씨도 그렇다.




그도 어렸을 때 태권도를 했다. 하지만 운동을 업으로 하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별다른 꿈이 없었고,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아 대학 대신 군대를 택해 미래를 고민하는 시간을 잠시 벌었다. 2000년에 제대한 이후, 태권도 관장이었다가 해동검도 관장이 된 형의 권유로 해동검도를 시작했다. 해동검도는 1980년대에 종래의 각종 무술을 바탕으로 하여 만든 진검 위주의 창작 검술이다. (namu.wiki 참조)


이철경씨와 형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도장 일과 수련을 병행하며, 집중 엘리트 코스를 받았고, 훈련생, 수련생, 보조 사범, 사범의 길을 차근차근 밟았다. 그가 해외 진출에 대한 꿈을 갖게 된 것은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 대회에 출전한 해외 사범들을 만나면서부터였다. 함께 수련하며, 한국 사람보다 더 예의 바른 모습, 한 동작 한 동작을 놓치지 않으려 최선을 다해 배우는 열정적인 모습에 반한 그는 2005년부터 여행 비자로 유럽 도장을 방문하며 유럽 사범들과 인연을 다져갔고, 유럽 진출을 모색했다. 2009년, 혼자 스위스 해동검도협회를 만들어 활동했던 크리스티안 마이어 씨가 그를 초청했다. 스위스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까지 가장 큰 장애가 됐던 것은 비자였다. 워킹 홀리데이가 있는 나라들과는 달리 여행 비자나 1년 단기 비자(B)로는 노동 허가가 나지 않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해동검도를 더 깊이 배우고자 하는 사범들의 도움을 받아 문화를 전파한다는 명분으로 노동 허가가 있는 비자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철경씨와 크리스티안 마이어씨

그가 스위스에 처음 발을 내디뎠을 때, 일반인에게 검하면, 무조건 사무라이였다. 해동검도에 대한 인식은 전무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전 세대의 태권도 사범들이 이미 한국 무술에 대한 기반을 닦아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한국을 이해시키는 일부터 시작하지는 않아도 됐다. 태권도의 문화에 해동검도의 기술적인 면을 더하면 됐다. 그렇다 해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언어도 안되고 스위스 문화도 모르는데, 의욕은 앞서니 무엇이든 혼자 다 해내려다가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혔다. 처음에는 그 벽이 무엇인지 몰랐다.


2012년 전국에 퍼져있는 도장들을 모아 협회로 만들었다. 조직과 룰을 만들고 체계적으로 업무를 나누기 시작하면서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 단계 한 단계 진행할 때마다 논쟁과 타협을 반복하며 그것이 이 사회가 돌아가는 방식이고, 그에 대한 몰이해가 보이지 않는 장벽이었다는 것도 알게 됐다. 현재 이철경씨는 스위스 해동검도협회 총관장이면서, 해동검도의 기술적인 부분과 등급 테스트, 대회 같은 행사를 담당하고 있다.


해동검도는 검을 다스리는 무술이다. 진검으로 깨끗하게 종이를 베거나 대나무를 베는 모습에는 짧은 시간 동안 숨을 멈추게 하는 화려함이 있다. 처음에 목검으로 시작해 유단자가 되면 진검을 들 수 있는데, 그 시간이 보통 4년 정도 걸린다. 몸과 마음을 함께 다스릴 줄 알아야 다치는 일 없이 검을 다룰 수 있다. 9살, 12살짜리 두 아들 아서와 구스타프를 4년째 이철경씨 도장에 보내고 있는 한슨씨 가족은 해동검도를 통해 아이들이 집중력과 자신감을 키울 수 있고, 사람을 존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며 열광했다. 그들은 매주 바Baar에 있는 도장에서 훈련할 뿐 아니라 한국과 미국, 프랑스 등지에서 열리는 세계 대회에도 자주 참가하고 있다. 아서와 구스타프는 2016년 유로 무림피아 대회에 참가해 검법 부문에서 금메달을 받았고, 2017년 라스베가스 대회에서는 이철경씨와 조를 이룬 단체전에 출전해 은메달을 받기도 했다. 이들 외에도 이철경씨의 제자들은 각종 세계 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그 덕에 해동검도가 종종 스위스 현지 미디어에 노출되기도 했다. 해동검도의 저변 확대를 위해 이철경씨는 또한 <fit for future> 단체와 협력해 멀티 스포츠 캠프의 한 종목으로 해동검도를 소개하고 있는 중이다.



스위스뿐 아니라 유럽 곳곳에 해동검도가 태권도만큼 퍼졌으면 좋겠다고 소망하며 유럽 국가들을 이웃집 가듯 다니는 이철경씨는 2020년 새해에는 곧 태어날 2세와 아내와 좀 더 많은 시간을 갖길 희망한다.


스위스 해동검도 협회 홈페이지 http://haidong-gumdo.ch/

이철경씨 메일 주소 taesandojang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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