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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2 차 재택근무 파도

스위스에 코로나 19 팬데믹 2차 파도가 왔다는 사실은 이제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연방정부는 다시 재택근무를 강력하게 권유하는 조치를 발표했고 나도 지난주 목요일 무거운 회사 노트북을 들고 집으로 왔다.빗방울이 떨어지는 차여서 어설프게 싼 회사 노트북에 물이 들어가면 어쩌나 품에 들어오지도 않는 걸  끌어안고 집으로 오는 길에 잠시 '저기번쩍번쩍 밤에도 불밝히고 서 있는사무실들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저 건물들이 모두 주거지로 변하면 주택문제도 해결 되는 건가? 그럼 일을 마치고 돌아와 쉴 수 있는 안식처라는 집의 의미는 어떻게 변할까? 모니터가 두 개씩 마련 되고 편안한 사무실 의자를 갖춘 사무실이 모두의 집에 마련되는 것하고 집단 사무실이 있는 것하고 뭐가 더 비용이 많이들까?...' 많은 질문들이 합리적인 답변과는 상관없이 머리속을 떠돌았다. 

20% 일하고 있는 기계엔지니어링회사는 지난 3월 17일 근로시간감축을 회사 전 직원에게 발표할 때 원칙적으로 재택근무를 허락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었다. 회사의 이정책은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 아마도 생산부서에서 일하는 직원이 훨씬 더 많은 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50% 일하고 있는 곳은 전직원이 사무실 근무이기 때문에 2차 파도가 오는 기미가 보일 때 바로 한 사무실 안에 반이상의 인원이 근무하지 않도록 재택근무를 제안했다. 몇 명 되지않는 사무실 안에서도 재택근무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다. 어린 자녀가 있고 사무실이 집에서 먼 직원들은 대부분 재택근무를 환영했고 집에 사무실에서처럼 근무환경이 조성되어 있지 않아 업무수행에 불편함을 느끼는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재택근무를 하지 않겠다고 하기도 했다. 


지난 6월 재택근무가 확산될 때 체불임금에 대한 2019년 소송결과에 대해 언론에서 재조명을 했었는데 그 이유는 소송인이 주거지를 업무용으로 사용한 데 대한 보상요구가 체불임금내역에 들어 있었고 승소했기 때문이다. 1911년 회사가 업무수행비용일체를 지급해야한다는 법제정 이후 처음으로 업무수행비용에 재택근무자의 집세가 포함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 판결이었고 팬데믹으로 재택근무를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관심사가 된 것은 자명한일이다. 

지난 주 2차 팬데믹 파도에 대한 대책으로 연방이 재택근무를 강력히 권유한 결과 2차 재택근무의 파도도 시작 되었다.  팬데믹 하의 재택근무비용에 대한 주요 법적규칙들을 소개하는 기사도 나왔다. 앞의 판결이 소환한 문제를 연방에서 이미 "팬데믹상황에서"로 한정하여 비용지불의 한계를 정해 주었다.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에서 재택근무

  •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 하의 재택근무는 일시적이며 피고용인과 고용주 쌍방의 건강을 위해 연방이 권유한 대책에 해당한다.

  • 재택근무에 필수불가결한 모든 비용은 피고용인의 필요에 의해 행해진다 하더라도 전적으로 고용주의 몫이다.

  • 필수불가결한 모든 비용에는 핸드폰, 인터넷, 전기, 인쇄 비용, 회사 데이터 보호를 위해 깔아야 하는 보안 툴 구입비용등이 모두 포함된다. 하지만 재택근무가 아니더라도 드는 비용에 대해서는 요구할 수 없다. 

  • 비용은 영수증을 통해 청구한다. 영수증으로 나누기 어려운 면이 분명 있기 때문에 고용주와 일괄 비용을 협의하여 청구할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는데 어떤 법률가는 팬데믹 하의 재택근무가 피고용인의 건강이라는 본인 자신의 이해관계에도 관련되기 때문에 비용을 전혀 받지 못하는 것도 문제가 없다고 보는 반면, 다른 법률가는 피고용인이 영수증을 제출하지 못할 경우에라도 드는 비용에 대해 불이익을 받으면 안된다고 보고 있다.

  • 의자, 책상, 노트북, 집세 이미 있는 인프라에 대해서는 일시적 재택근무일 경우 비용을 받을 없다. 하지만 재택근무가 길어지고 피고용인이 재택근무를 전혀 원치 않는 경우에는 쌍방의 협의 하에 인프라 비용을 받을 있다고 한다. 이는 재택근무를 고용주가 반드시 원하고 회사 내에 자리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에만 해당한다. 

한편 재택근무가 회사문화를 해치게 될 거라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출근해서 회사 동료에게 잘 모르는 업무에 대해서 실시간으로 묻고 답을 듣고, 상사에게 승인받아야 할 문서를 실시간으로 승인 받는 등의 장점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외에도 9시 휴식 시간에 모두 모여 사는 이야기도 하고 생일을 맞은 동료가 구워 온 사과파이를 나눠 먹는 재미도 있다. 나는 20%, 일주일에 하루만 일하기 때문에 2시간이 걸려 가는 회사까지의 거리가 잔뜩 부담스럽지만 그만큼 쉬지않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 회사에 가지 않는 날 중요한 일이 생기면 더 긴장하게 된다.

10월 21일 타게스 안차이거에는 첫출근을 하기도 전에 재택근무를 하게 소프트웨어 개발자 신입 사원의 어려움에 대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회사가 비디오 채팅으로 원하는 사람은 아침마다 모닝커피를 마실 때 , 일을 마치고 저녁 맥주를 한잔 가상으로 만나도록 회사에의 소속감을 지원했다고 한다. 아쉬운대로 소속감을 갖으려 노력은 했지만 업무에 대해 물어야 때마다 전화나 메일을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 외에도 점심 식사를 함께 하고 일을 마치고 맥주 한잔하는 재미가 없어져 아쉬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재택근무로 인해 회사 직원들 간의 단결, 소통, 창의력이나 소속감이 저해된다고 보고 있다. 취리히 응용과학대학 강사이자 HR-전략 전문가 츠빈덴(Zbinden) 에 따르면 회사는 이 시기에 보다 조심스럽게 회사문화를 지속시켜 나가는 데에 신경 써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지도자 위치에 있을 수록 더 많이 소통하고 공동과제의 새로운 규칙을 정해야 하며 목표 설정을 일방적으로 하기 보다는 직원들의 재택근무 상황을 이해하고 전폭 신뢰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덱코(Adecco)에서는 지난 5월 유럽, 미국, 일본, 호주에서 일하는 18세에서 60 세 사이 8000명의 근무자를 상대로 재택근무에서 개선되어야 할 점에 대해 설문 조사를 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재택근무를 통해 워크-라이프 밸런스(Work-Life-Balance)는 매우 개선되었지만 동료와의 협업과 관계, 정신적 안정에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세명 중 두명이 동료와 대면하여 일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협업에 문제가 생긴다고 보았다. 


하이드릭 & 스트러글(Heidrick&struggles) 인사 컨설팅 회사의 올리버 쉴츠(Oliver Schiltz)는 재택근무가 경험이 많은 직원에게는 문제가 덜하지만 신입사원이나 젊은 직원에게는 그렇지 못하며, 회사 내 소통이 어려워지고 혁신이 진척되지 않으므로 적어도 주 1-2회는 대면 만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13년 전 창업하고 직원들이 각각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으며, 재택근무가 근무 계약서에 명시 되어 있는 디지털 에이전시 회사 립( Liip)은 2회의 사내 설문을 통해 재택근무 중인 팀이 사무실로 돌아오고자 하는지 조사하였다. 두 번 모두 75%가 이틀 정도는 재택근무를 하고 나머지는 출근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계속 재택근무만을 원하는 직원은 의외로 4%에 불과했다. 

재택근무가 제안되자 그라우뷘덴에 3개월간 산장을 얻어 아주 산속으로 들어가 버린 동료가 있다는 친구도 있고, 엄청 나게 비싼 프로그램이 들어 있는 컴퓨터를 재택근무를 위해 회사에서 지원해 줘서 대만족인 친구도 있고,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남편은 집에서 일하면 노트북 속도가 너무 느려 답답해서 일을 못하겠다고 코로나 팬데믹에 아랑곳않고 매일 출근한다. 재택근무에 대한 찬반반응은 다양하고 업종에 따라 불가능한 경우가 있어 섬세한 계획과 전략이 따라야 하겠지만 부분적 재택근무가 일상이 되어가는 분위기는 확산될 것이 틀림없다. 한번 경험한 것이 장점이 있고 편리한 경우 바퀴를 되돌리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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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체불임금 소송 관련 기사는 스위스에 살고 시사인에 유럽 소식을 2주마다 전하는 김진경 씨의 기사를 추천합니다.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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