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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유물 되는 공중전화부스

최종 수정일: 2019년 11월 18일

„이제 4시 버스표 샀으니까, 대전 터미널엔 7시 반쯤 도착할 거야.“


3년 전, 유심 카드나 와이파이 도시락이 아직 상용화되지 않아 한국에 있는 동안엔 와이파이가 있는 공간에 있을 때만 연락이 닿았을 때 공중전화를 이용했다. 편의점에서 동전을 바꾸고, 고향 집에 도착 시각을 알릴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사용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스위스 유무선 통신 회사인 스위스콤Swisscom이 스위스에 남아있는 마지막 공중전화부스를 2019년 11월 28일에 철거하겠다고 발표했다. 칸톤 아르가우의 바덴 Baden에 있는 이 공중전화부스는 철거된 후 베른의 커뮤니케이션 박물관으로 옮겨진다고 한다.


이제 스위스 어디에서도 공중전화부스를 찾아볼 수 없게 된다

1881년 취리히 프라우뮌스터 Fraumünster 우체국에 처음으로 들어섰던 공중전화부스는 1995년 전성기를 맞아 스위스 전역에 있는 도시와 마을 구석구석에 다 들어서 총 5만8천 개가 넘었지만 이후 모바일폰의 급격한 발달로 이동 중의 통신수단으로서 효용 가치를 잃게 됐다. 2018년 연방위원회는 공중전화가 더 이상 공공서비스에 속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고, 스위스콤 역시 공중전화 유지에 더는 돈을 쓰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연방위원회의 결정이 내려졌을 당시 공중전화는 이미 90% 이상이 철거된 상황이기도 했다. 이제 공중전화부스는 역사 속 유물이 되는 것이다.


공중전화부스가 작은 도서관

공중전화 서비스는 사라지지만, 전화부스까지 모두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칸톤 루체른의 환경과 에너지 부서에서는 철거대상의 전화부스를 <열린 책장>으로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열린 책장>에서는 회원 가입이나 대여, 반납 같은 절차 없이 무료로 아무 때나 책을 교환할 수 있거나 가져갈 수 있다. 다 읽은 책은 다시 갖다 놓거나, 자신이 소유하는 대신 다른 책을 책장에 꽂아 놓아도 된다. 불어권 지방에도 2017년 약 100개의 스위스콤 전화부스가 열린 책장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공중전화부스는 늘 사람들이 오가는 가장 좋은 길목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열린 책장을 위해서도 최적이다.


(사진 출처 Quelle) 열린 책장 Offener Bücherschrank vom E chline Schritt

올튼 Olten 시의 수수께끼 박스

철거 예정이었던 올튼 시 클로스터 광장Klosterplatz의 전화부스는 올튼 관광 협회에서 설치한 „작가의 길Schriftstellerweg“을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데 사용되고 있다. 올튼 시내 곳곳에 흩어져있는 40여개의 „작가의 길“ 음성 스테이션에서는 스위스 문학 작품 이야기를 2분에서 길게는 4분까지 들을 수 있다. 그중 한 곳이 철거 대상 공중전화부스였던 „수수께끼실Rätselkabine“이다. 수수께끼실 문을 열고 들어가 상자 버튼을 누르면 작가의 길과 관련한 수수께끼가 흘러나온다. 답을 적은 종이를 올튼 관광소에 갖다주면 대가로 아이스크림 교환권과 공책, 연필을 받는다.


스위스콤은 게마인데가 원하면 공중전화부스를 게마인데에 넘겨준다. 현재 스위스 전역에 있는 250개의 옛 공중전화부스가 책 교환 장소, 흡연 장소, 인터액티브 문화 공간 등으로 새롭게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개인이 집 안 마당에 공중전화부스를 설치하길 원하면 3,500프랑에 살 수도 있다. 배달도 포함된 가격이다.


<열린 책장> https://www.e-chline-schritt.ch/oeffentlicher-buecherschrank/


참고 기사

https://www.solothurnerzeitung.ch/solothurn/weitere-regionen/ausgedient-von-wegen-telefonkabinen-sind-zu-neuem-leben-erwacht-133752910

https://www.bote.ch/nachrichten/wirtschaft/die-telefonkabine-ist-bald-geschichte;art46442,1205688

https://www.swisscom.ch/de/about/medien/aktuell/abschied-von-der-telefonkabin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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