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hsincho

접종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 일곱가지와 그에 대한 답변

8월 3일부터 18일까지 한국에 출장을 다녀왔다. 세계적으로 칭찬을 받던 K-방역이 무언가 정체 되기 시작한 것 같은 분위기를 직접 체험하면서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을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에 가기 위해서 비자를 받고, 또 2차까지 완벽히 접종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격리면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 엄청난 서류를 준비해야 했고 혹시나 미비한 서류가 있어 통과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긴장감을 지닌 채 공항에 도착했고, 예상 보다는 수월하게 입국 심사대를 통과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엄격한 방역 수칙에도 매일 2000명 가까이 확진자가 나오는 바람에 낮시간 동안 4인 미만 모임, 18시 이후 2인 미만 모임의 수칙이 2주 씩 계속 연장되고 있었다. 내가 한국에 갈 때마다 모일 수 있는 식구들이 모두 모여 저녁 한끼를 먹는 만남도 불가능했고 언니 집에서 실거주 식구들만 배달음식을 시켜 먹었다. 엄마를 만나러 가는 것도 우르르 몰려갈 수 없었다.

근 30년 만에 연락이 되어 잠깐의 짬을 내어 만나기로 했던 대학 동기들의 숫자는 나 포함 5명이었다. 친구 두명이 따로 식당을 예약해야 했고 같은 식당 안에서도 나 포함 3인 그룹은 아래층에 다른 친구 두명은 윗층에서 식사를 해야 했다. 식사 뒤에 카페에 가서 "모르는 척 옆자리에 앉자! 설마 뭐라 할까?" 하고 옆자리에 앉았지만 "아, 너도 그 케잌 시켰구나!" 하고 옆 테이블 친구에게 한마디 했다가 서비스 하는 청년에게 경고를 받았다. "이러시면 나가 주셔야 합니다!" 주위의 누군가가 핸드폰 사진을 찍어 신고하면 개인은 10만 여원의 벌금을 물지만 식당은 300만원의 벌칙금과 15일 영업 정지라고 했다. 서비스 직원이 불쾌하게 경고한 것이 이해가 갔다.

우리 출장인원은 사장, 엔지니어 한명, 나, 이렇게 세명이었다. 낮에 하루 종일 같이 있었어도 저녁에 식당에 가면 둘이 같이 앉고 한 명은 혼밥을 해야 했다. 종로의 어느 고기 집에 들어가서 둘이 합석 하라 하고 나 혼자 숫불 앞에 앉았는데, '이게 뭐야... 같이 들어와서 서로 모르는 척 따로 앉고 난 좋아하지도 않는 고기 앞에서 제사지내고 있다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가장 참기 힘든 점은 덥고 습한 날씨에 실내 실외 불문 하루 종일 마스크를 써야 하는 답답함이었다. 정말 아주 간절히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스위스를 그리워했다.

스위스로 돌아와서 바로 딸아이가 2차접종까지 모두 마쳤음에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증상은 아주 미미했다. 딸아이는 1주 격리해야 하는 사실과 개학인데 첫주부터 학생들을 보지 못하고 결근해야 하는 게 힘들었지 코로나 증상으로 아프지는 않았다.

이제 코로나 바이러스와 친하게 지내며 같이 살아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지는 벌써 오래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에서는 빨리 백신을 맞아 이 지긋지긋한 바이러스에 대한 집단면역력이 생기기를 학수고대함에도 백신 수급에 차질이 생겨 델타 변이의 공격에 철통같이 수칙을 세운 반면, 스위스에서는 백신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음에도 접종자율이 정체된 지 오래다(현재 최소 한번 이상 접종한 사람은 전체 인구의 57.51%이다).



이렇게 어수선한 상황에서 대체 왜 백신을 안 맞는 거야? 이런 개인주의라니... 라고 탓할 수만은 없어 이 스위스 사람들을 이해해 보려고 기사를 읽었다. 결국 이해하는 데에서 다음 단계의 해결책도 나올 수 있지 않겠는가? 그들을 근거를 들어 설득하든, 어쩔 수 없겠구나... 이쯤에서 만족을 하든.

접종 반대 이유 일곱가지와 이에 대한 과학적 답을 정리해 올린다.

1. mRNA-기술 연구가 아직 미비하다.


아주 간단히 설명하면 mRNA 백신 기술은 백신으로 주입한 프로테인이 우리 세포에 생성되는 메카니즘이다. 1959년 연구자들은 우리 세포에 프로테인 생성 정보를 담당하는 리보핵산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1989년 최초로 RNA 의 특정 부분, 즉 mRNA 를 세포에 파고들게 하는데 성공했다. 90년대 RNA 면역 동물 실험(쥐)에 성공했다. 2002 최초로 임상실험을 했다. 2005년 헝가리 생화학자 카탈린 카리코(Katalin Kariko)에 의해 아주 예민한 mRNA를 지질분자(Lipid-Moleküle)로 감싸 위험한 면역반응 없이 동물과 인체에 주사하는 방법을 연구해 냈다.

이미 30년 이상의 연구 결과를 쌓고 10년 이상 이상실험을 해 낸 방식이지만 적용/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2. 인허가가 너무 빠르게 진행 됐다.


백신이 아주 빠르게 개발되고 허가 되었다는 사실은 맞다. 하지만 1번에 설명되어 있듯이 이 기술은 이미 임상실험으로 입증된 기술이다. 또한 팬더믹이 전지구적으로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였기에 많은 연구소와 연구자들이 동시에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도 많은 국가에서 확보해 주었다(일반적으로 백신 개발에는 매우 큰 투자리스크가 있으나 이번 경우에는 그렇지 않았다). 다른 하나의 아주 중요한 사실은 팬데믹의 상황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임상실험을 자청해 주었다는 것이다. 허가를 위한 행정적 절차도 간소화 했다.

따라서 현재 허가된 백신들은 그 효용성, 안전성, 품질이 확인된 것들이다.

3. 접종 후 시간이 오래 지난 다음의 후유증은 알 수 없다.


접종의 역사에서 보면 오래 지속되는 후유증은 매우 드믈다. 후유증은 최초 1,2개월 안에 나타난다. 면역체계는 접종 후 몇 시간 안에 반응하게 되어 있다.

4. 나는 젊고 건강하다


젊은이도 코비드를 앓을 수 있다. 또한 알 수 없는 롱-코비드 증상에 시달릴 수 있다. 접종은 리스크를 현저히 줄인다. 또한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고 한 개인을 보호할 뿐 아니라 전체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다.

5. 코로나를 앓는 것보다 후유증이 더 심각하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인지할 수도 있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보면 코로나를 심하게 앓게 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젊은이에게는 심하게 앓는 경우가 드물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코비드의 리스크가 접종 후유증으로 심각하게 앓게 되는 경우보다는 비교할 수 없이 크다.

6. 접종이 하나도 도움되지 않는다.


2차까지 완전히 접종한 경우에도 절대적인 방어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완전 접종한 경우 감염의 리스크는 훨씬 적고 심하거나 사망에 이르는 경과를 보이는 일은 드물다. 또한 접종으로 인해 확진자에게서 바이러스가 전이될 확률도 줄어든다.

7. 나는 임산부이다.


스위스 보건청에서 임산부 접종을 특별히 추천하지 않는 한, 임산부 자신이 효용-리스크-계산을 통해 고민하고 결정해야 한다. 접종의 효용은 경향적으로 매우 높은 반면, 접종하지 않은 임산부가 코비드를 얻은 경우는 매우 위험하다.

읽고 보니 혹시 우리에게 팽배한 과학 부정주의, 계몽주의와 산업혁명 이후의 모든 인류의 과학적 유산에 대해 너무 일방적으로 폐기하려고 하는 분위기에 살고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이 든다. 과학이 이루어 놓은 성과와 과학의 발전이 우리에게 물려준 재난을 어떻게 구별해야 할지, 이게 대체 구별이 가능한 것인지... 더 막막해 지기 시작했지만, 일단 코비드 접종에 대한 일부 질문은 해결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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