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rau 4

코비드 알람을 받다

어쩌면 이미 코비드가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렸는지 모르겠다. 뉴스로만 보던 그 수치들, 유명인의 감염 소식이 아니라 내 이웃, 내 아이 학교의 친구, 선생님 등... 그렇게 코비드19 감염과 격리가 일상이 되어가는 와중에 나도 잠깐 그 일상을 깊숙이 경험했다. 간이 콩알만 한 아줌마의 짧았던 경험을 공유한다.




Tag 1(금) : 코비드 알람을 받다 10월 24, 2020


금요일 아침 7시 경이었다. '띵동' 핸드폰 알람이 뜨길래, '이 시간에 뭐지?'했는데, SwissCovid 앱에서 온 알람이었다. '저번처럼 블루투스를 또 꺼놨나?' 메시지 확인 전 블루투스를 확인했지만 그것도 켜져 있었다. 뭐지...? 알림을 누르니 첫 화면의 메시지가 보였다. '잠재적 감염(Potential infection), 2020.10.17/6 days ago' 헉... 갑자기 여러 생각들이 휘리릭 지나갔다. 6일 전이면 저번 주 토요일이고... 우리가 실내 클라이밍 센터에 다녀온 날인데.. .그래 거기 사람이 많았지... 나만 있었던 것도 아니고, 남편도 있고, 다른 가족도 있었는데... 거실로 나온 남편에게 알람 온 게 없는지 물으니 없다고 했다. 다른 가족은 SwissCovid 앱을 이용하고 있지 않아서 아예 메시지가 오지 않았다. 아마도 그럼, 서로 떨어져 있는 동안 내가 코비드 양성자 근처에 있었나보구나...하고 결론을 내렸다. 그런 추측성 결론을 내렸다고 지금 일어난 일이 해결된 게 아니었다. 다행히 오늘 금요일과 월요일 학교가 쉬는 날이라 일단 당장 딸아이 학교 보내는 것은 해결이 됐지만, 아침에 잡혀있던 딸아이 병원, 오후에 놀이 약속, 한글학교 수업을 바로 취소했다.


이제 나를 어떻게 해야 하나? 일단 마스크를 바로 쓰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작은 화장실을 내가 쓰기로 했다. 얼마 전 나보다 먼저 이 상황을 겪은 친구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녀는 당시 아무런 증상이 없었고, 병원에서도 아무런 증상이 없을 경우 그냥 집에서 자가격리 조치를 할 것을 권했다고 했다. 오히려 병원에서 옮을 수도 있다고. 나도 그냥 집에서 4일 자가격리(감염 예상일이 6일 전이므로)를 하고 있을까...? 하다가 어젯밤 일이 떠올랐다. 저녁에 일찍 잠이 들었다가 깼는데, 몸이 몸살이 난 건지 두들겨 맞았다가 일어난 것처럼 아팠던 것이다. 그때 마침 자려고 들어오는 남편에게 '나 코로나 아냐? ㅋㅋㅋ' 했던 게 떠올랐다. 그러니까 나는 증상이 하나도 없는 부류에 속하지 않는 것이다. 기침도, 열도, 목에 통증도 없지만 근육통이 있었던 거고, 지금은 당황스러워서 그런지 하늘을 날 듯 가벼운 몸 상태는 아니었다. 스위스코비드에 있는 SwissCovid infoline "CALL NOW" 버튼을 눌렀다. 지금 아무런 증상이 없으면 그냥 집에서 자가 격리할 것을 기대했지만, 상담원은 가까운 병원에 가서 테스트를 받으라고 권했다. '쩝.. 스위스 많이 좋아졌네… 이제 테스트를 많이 할 여력이 되나 보구나...' 상담 전화를 끊고 집 앞의 병원에 테스트 예약을 잡았다. 병원은 진료시간이 끝나는 5시로 예약을 잡아주었다.


아이에게는 놀아주지 않아도 재밌게 보낼 수 있게, 꽤 긴 '해피 포터2'를 보여주었다. 집안일 중 다른 건 다 남편이 할 수 있지만 밥 짓기는 내가 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집 안을 왔다 갔다 했고, 딸아이는 엄마가 눈에 띄면 달려들어 장난을 치거나 칭얼대서 결국 마스크뿐인 자가격리가 되었다.


오후 5시, 나 외에도 몇몇 다른 젊은이들이 병원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니, 그들도 코비드 관련해서 온 것 같았다. 병원 밖에서 간호원이 부를 때까지 올라오지 말라고 했고, 올라올 때도 아무것도 만지지 말아 달라는 당부를 들었다. 의사는 증상에 대해 물었고, 나는 다른 증상은 없었는데, 지난밤 근육통이 있었다고 했다. 의사는 6일 전 감염이 추측되는 상황이니 테스트를 받는 게 잘 된 일이라고 했다. 길고 얇은 면봉을 오른쪽 코 깊숙이 넣었다 빼는 것으로 테스트는 완료됐다. 다 합쳐야 10초 정도 됐을 테스트인데 꽤 불편하고 아팠다. 아이들이 받기에는 쉽지 않을 듯 싶었다. 테스트를 마치고 간호사는 내 이메일 주소와 사인을 받았는데, 코비드 검사 실험실에서 이 이메일로 바로 결과를 보내준다고 한다.


안방 책상에 앉아 저녁을 먹었다. 맛도 있고, 식욕도 떨어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하루 종일 이것저것 냄새를 맡고 다녔는데, 후각도 괜찮았다. 하지만 그런 추측이 다 무슨 소용인가? 검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지. 음성일까? 양성일까? 양성이면 어떻게 되는 거지? 딸아이 학교는 보낼 수 있나? 당최 음성일지 양성일지 감이 안 잡힌다. 어젯밤에 그 근육통만 없었어도 좋았을 텐데... 검사 받은 지 몇 시간 됐다고 괜히 핸드폰 메일 리스트를 쳐다보게 된다.



Tag 2(토) 10월 24, 2020


대체로 푹 잤다. 근래 들어 잤던 잠 중에 제일 푹 잤다. 새벽녘에 일어났지만, 아직 모두 잠든 시간이라 다시 잠을 청했다. 그런데, 새벽에 다시 잠을 청하며 따뜻한 이불 속에서 느껴졌던 그 느낌이 나를 불안하게 한다. 그 몸살 기운. 아니면 독감 주사를 맞았을 때 같은 그 느낌. 진짜 코로나에 걸린 걸까?


어제 남편은 그랬다. 음성이면 좋은 거고 양성이면 그냥 지금처럼 지내면 되지 않아? 밖에 안 나가고 며칠... 트럼프도 걸렸잖아... 남편의 유머는 나를 웃긴 적이 없다. 결과는 이틀에서 3일 정도 걸린다고 했고 빠르면 일요일에도 나온다고 했다. 너무 결과를 알고 싶은데, 말하자면 나는 음성인 결과를 빨리 받고 싶은 것이다. 만약 양성이 나오면 난 어떻게 해야 하나...? 난, 아직 마음에 준비가 되지 않았다.


하루 종일 새 메일 온 게 있나 없나 메일 리스트를 들락날락 거렸다.


그리곤 정확히 오후 5시 40분경 모르는 주소에서 메일이 왔다. 떨리지만 바로 메일을 열었다. "negativ" 그리고 휴...

같이 신경 쓰고 있을 친구, 지인들에게 바로 음성 결과를 알렸다.

그리고, 혹시 몰라 이틀간 집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다. (음성이라도 48시간 자가 격리할 것을 권고한다.)



이틀이라고 해도 겨우 2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고, 결과가 좋았지만 역시 신경이 많이 쓰였나 보다. 그날 밤 악몽을 꾸다 새벽녘, 잠결에 '경찰, 경찰, 경찰...'을 불러댔다가 남편의 괜찮다는 말소리를 들으며 다시 잠들었다. 위층 집에서 놀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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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블루투스를 이용하는 코비드 앱의 정확성은 확실히 떨어진다. 코비드 확진자와 근거리에 오랜 시간 있었지만 서로 플렉시 유리를 사이에 두고 있었거나 서로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까지 감지하지 못한다. 블루투스의 작동 거리가 2미터 내외가 아닌 수 미터라니 코비드앱 알람이 떴지만 감염되진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만에 하나 감염이 되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모른 채 가족과 밥을 먹고 친구와 만나며, 미그로를 가고 거리를 거닐 수 있다. 백신도 약도 없는 상황에서 최소한 나와 주변인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 조심하는 것이 아닐까? 코비드 앱 정확성이 떨어지고, 알람은 너무 늦게 오며, 검사 결과는 2-3일 혹은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이것들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이다. 아마도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개선을 위해서 정말 피눈물 나게 노력하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마스크 열심히 쓰는 것, 그리고 최소한 코비드 앱이라도 까는 것이다.


나도 주변 친구들에게 SwissCovid 앱을 꼭 깔라고 당부했다.


***** SwissCovid 앱은 앱스토어나 구글 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 받아 설치한 후, 자기 핸드폰의 블루투스를 키고, 앱을 활성화시키면 작동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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