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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프랑으로 한 달 사는 스위스 부부

처음 스위스로 이주해 왔을 때, 스위스의 높은 물가에 놀라 커피 한 잔도 마음 편히 사 마시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지금 슈퍼에서 물건 살 때나 식당에서 음식을 고를 때 무의식적으로 한국 가격과 비교하는 습관은 여전하다. 하지만 이젠 커피 한 잔쯤 큰 부담 없이 사 마실 수 있고, 유럽에서도 노르웨이 정도가 아니면 덜 비싸게 느껴지는 것을 보면 스위스나 스위스 물가에 적당히 적응한 게 아닌가 싶다.


유럽에서도 물가가 비싼 나라 스위스. 스위스에서의 생활비는 얼마나 들까? 물론 생활비는 거주지역 제외하면 전적으로 개인의 생활 및 소비 패턴에 좌우되지만 2005년 스위스의 생활비는 대략 다음과 같다. (조사하는 곳마다 차이는 존재한다. 이 계산의 경우 2005년 자료지만 스위스 물가가 매우 안정적인 것을 감안하면 2021년인 지금과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자료: Living and Working in Switzerland>



위 데이터에 따르면 아이가 둘 있는 부부의 한 달 생활비가 약 5,250프랑 정도라는데, 얼마 전 타게스 안차이거에 한 기사가 있었다. <한 달에 부부 월급 각각 1,500프랑으로 행복하게 살기> 한 작은 기업의 부부 대표 마리에(Marie)와 미하엘 투일(Michael Tuil). 가지런히 정돈된 부엌 식탁에서 포즈를 취한 사진에 나온 부부의 모습은 누가 봐도 소박해 보였다. <높은 삶의 질을 위해서 많은 돈이 필요한 건 아니에요> 기업 상담사와 저널리스트였던 부부는 에티오피아로 떠난 신혼여행에서 일주일에 50~70시간이나 일하는데 보내지 않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만 오천 프랑을 투자해 에티오피아 소농장에서 커피를 구입해 직접 판매하는 일을 시작했다. 첫해에는 임금도 없었고 원룸아파트는 생활공간이자 커피 보관소, 사무실로 사용되었지만 풍요롭게 살던 부부는 의미 있는 스타트업의 창업으로 이전의 사치가 그립지 않았다고 했다. 시작 5년 후엔 해마다 매출이 두 배로 증가했고 커피 농가나 에티오피아에 좋은 일도 많이 한다. 잘 되는 사업으로 하마터면 다시 예전의 바쁜 모드로 돌아갈 뻔했지만 두 부부는 주 15시간만 회사에서 일하고 나머지는 가족 일, 개인 필요 시간 및 새로운 아이디어에 투자했다고 한다. 현재 바젤에 방 3개짜리(침실 2개) 월세 1,060프랑 아파트에 살며, 최근에 프랑스에 작은 집을 사서 나중에 월세 없이 연금과 저축한 돈으로 살 예정이라는 얘기를 읽으며 '결국, 능력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였구나' 싶었다.

이 비싼 나라에서 어떻게 절약도 하고 행복한 삶을 꾸려갈 수 있을지 힌트를 얻고 싶은 마음이었다가 그냥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넘겼던 부부에 대해 그 후속 기사가 다시 실려 흥미로웠다. 해당 기사가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던 것 같다. <그렇게 적게 벌면 세금은 누가 내나>, <국가와 다른 노동자들에게서 혜택을 받는 기생충 같다>라는 표현이나 프랑스에 집을 산다는 것은 검소한 생활 스타일이 아니며, 3천 프랑으로도 4인 가족이 잘살 수 있다는 것이 자칫 실제로 어렵게 사는 사람들에겐 모욕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비난에 대한 이 부부의 설명은 다시 한번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었다. 스위스인은 1인당 1년 평균 12톤의 CO₂를 배출하며 사는데 이런 생활 패턴은 지구 같은 행성 3개를 더 필요로 한다고 한다. 이것이 이들이 소비를 줄이고 또한 새롭게 태양열 패널 사업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세금을 거의 내지 않지만, 부부의 두 회사에서 사회적 이익 및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고 법인세도 납부하고 있어 세금에 대한 양심의 가책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이 이렇게 적은 돈으로 잘 사는 비밀은 무엇보다도 적게 소비하는 것이다. 음식 버리지 않기 및 고기 거의 먹지 않기. 옷은 저렴한 중고 옷. 여름 휴가로 바닷가가 아닌 발리스의 한 산악 농장에서 6주간 일하며 숙소비용 대기. 아이들에게 유로 파크나 디즈니랜드 대신 숲과 호수, 동물 공원 산책. 그리고 마지막 남은 질문이었던 프랑스의 집은 남프랑스가 아닌 바젤 근처의 32,000프랑을 지불한 오래된 집이라고 한다.


<삶을 더 행복하고 생산적으로 만드는 유일한 사치는 자유 시간입니다. - 마리 투일> 최근 지인들과의 대화에서도 많이 등장하는 주제인 환경, 소비, 노후 대책에 대한 힌트가 이들 부부의 삶에 정말 있는 것 같다.




참고 자료


https://www.tagesanzeiger.ch/gluecklich-mit-je-1500-franken-monatslohn-923388378058


https://www.tagesanzeiger.ch/wie-lebt-man-von-3000-franken-lohn-918109253783


Living and Working in Switzerland(David Hampshire)


https://www.internations.org/go/moving-to-switzerland/living/the-cost-of-living-in-switzerland#:~:text=You%20will%20need%20these%20wages,apartment%20in%20Zurich%20and%20Gene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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