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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7일 국민투표 - 이주 제한 발의

한 열살 쯤 되어 보이는 눈이 크고 겁이 많게 생긴 여자아이가 혼자 동화속같은 산과 들을 활보하면서  "엄마가 우리는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나라에서 산다고 말하셨다.  나도알아, 우리가 자연경관을 지켜야지. 우리는 자유롭고 우리에겐 전쟁도 없지. 생각하는 걸 말해도 되고 학교에도 가고... "라고 나레이션을 한다. 그 이후로도 계속  "우리 문화는 정말 중요하단다. 문화를 지켜내고 잘 보살펴야 해. 우리는 아주작은 나라야. 너희 할아버지가 뼈빠지게 일해서 일군나라지, 라고 아빠는 말하셨다. 나도 커서 할아버지처럼 되고 싶다..." 뭐 이런말을 계속해서 1분이 간다. 그리고는 음악이 음울해지고 도시가 나오고 건축현장과 쓰레기, 노숙자, 교통체증장면이 나오고... 이 아이가 그 다음에 말하는 건 차마 쓰기 민망하다.  이 아름다운 스위스에 점점 사람이 많아지고 교통체증이 발생하고 아빠는 지난 여름에 일자리를 잃었고 우리반에는 사라하고 라일라만이 스위스인이다... 매일 텔레비젼에서 강도가 나온다. 등등.. 그러면서 스~~윽 외국인 노동자가 길거리에 앉아있는 장면이 지나간다......(유투브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rnuieojpWiA )

스위스 국민당(SVP)에서 제작한 이주제한발의에 찬성하라는 광고이다. 이 광고가 지난 2주 동안 매체를 떠들썩 하게 달궜다. 아동을 도구화 했다, 인종차별주의를 내포하고 있다는 비판과 논란이 일었고 영상 책임자 스위스 국민당 하원의원 토마스 맛터(Thomas Matter)의 인스타그램에서는 곧 삭제 되었다.

법적으로 라디오나 TV에서 정치, 정당의 광고가 금지 되어 있음에도 광고영상의 일부가 텔레 취리(TeleZüri), 텔레 배른(TeleBärn) 등 여러 민영방송에서 송출되었다. 연방 소통부(Bundesamt für Kommunikation)는 송출 경위를 조사 중이고 텔레 취리, 텔레 배른의 사주 체하 메디아(CH Media)는 영상의 제공자가 누구인지 모르고 오히려 속았다고 잡아 떼고 있는 형편이다. 광고 송출 주문을 한 장본인은 스위스 국민당 루체른 부대표 올리버 임펠트(Oliver Imfeld)이고 그는 토마스 맛터를 만나 TV 스팟에 영상의 일부를 사용해도 되겠냐고 물었고 맛터는 된다고 답했다고 한다. 스팟은 임펠트에 의해 몇 달 전에 탄생된 프로 쿨투라 이해공동체(Interessengemeinschaft Pro Kultura)의 이름으로 제공되었다.

한편 이영상의 나레이션과 자막을 패러디한 영상도 유투브를 통해 돌고 있다. 이를테면 이런식이다: "...엄마가 우리는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나라에서 산다고 말하셨다.  그럼에도 엄마는 여름에 항상 터어키로 휴가 가고 싶어한다..... 너희 할아버지가 마씨모, 쥐세페, 죠반니와 함께 뼈빠지게 일해서 일군 나라지, 라고 아빠는 말하셨다. 나도 크면 그러고 싶다. 첸드레샤, 이스마엘, 올가가 그런것처럼..."  (유튜브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qOweTFmU0d8 )


9월 27일 투표 안건 중 하나가 이주제한발의 이다.(Initiative für eine massvolle Zuwanderung /Kündigungsinitiative라고도 한다). 스위스 국민당은 이주제한을 위해 유럽연합과의 "이동자유협정Personenfreizügigkeitsabkommen"을 파기하고 스위스가 독자적으로 이주를 관장하자는 의견을 내 놓았다. 의회 안에서는 국민당과 Lega당(1991년 탄생한 테신에만 존재하는 우파 혹은 우파포퓰리즘 정당)만이 이 안에 찬성하고 있다. 이들은 2007년 이동자유협정 이후 스위스로 너무 많은 인구가 유입됐고 스위스 자국민이 노동시장에서 피해를 입고 있으며 월세,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자연이 시멘트로 뒤덮이고 인프라 시설이 과부화 걸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한 환경보호단체 중 하나 에코퐆(Ecopop)이 스위스 국민당의 이 발안을 찬성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4년 이후 인구는 8백20만에서 8백60만으로 증가했고 국도 위에서의 교통 정체 시간은 30,000 시간으로 늘어났으며 약 10,000채의 새 아파트가 생겨났다고 한다. 이주제한 외에는 스위스에서 인구 증가로 인한 밀집스트레스(Dichtstress)를 정지시킬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대부분의 정당과 연방 정부, 칸톤과 경제협회, 노동조합들은 이 발의안에 반대하고 있다. 스위스 경제는 전문가들을 비롯하여 전체적으로 이 이동자유협정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만약 스위스가 이동자유협정을 파기하는 경우 단두대 조항(Guillotineklausel: 단 하나의 협정이 파기되면 다른 모든 조항이 자동 무효가 되는 원칙)에 따라 쌍무협약I (Bilaterale I)에 들어있는 모든 협약이 무효가 된다. 

이 발의가 투표에서 승리하면 연방정부는 12개월 안에 유럽 연합과 이동자유협정을 단독 무효화 할 수 있는지 협상해야 한다. 만약 협상이 결렬되면 단두대 조항이 효력을 발생하여 쌍무협약 I의 여섯개 협정이 모두 효력을 잃는다. 여섯개의 협정이란 다음과 같다.

  • 무역 장벽 기술적 협약

  • 공공조달

  • 농업

  • 육상 교통

  • 항공 교통

  • 연구 협력


이동자유협정 파기 취리히 반대위원회의 정보지에는 작가 페터 슈탐(Peter Stamm)의 말이 들어 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자유는 정신적 자유, 이동의 자유, 연구하는 자, 예술가, 학자로서 국경을 넘어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자유이다. 우리가 국경을 넘어서도 마치 집에서처럼 잘 보호받고 있는 것은 국제협약 덕분이다. 법을 따를 필요가 없을 때 자신이 자유를 누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유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오... 이 대목에서 작금의 한국 의사협회가 떠오르는 것은 필시 우연이겠다.  차마 입에 담기 민망한 주장을 하는 세력들이 난무한다. 

관련 기사

https://www.bfs.admin.ch/bfs/de/home/statistiken/politik/abstimmungen/jahr-2020/2020-09-27/massvolle-zuwanderung.html

https://www.tagesanzeiger.ch/das-problem-der-svp-mit-dem-rassismus-997851443716

https://www.tagesanzeiger.ch/der-grosse-ueberblick-zur-begrenzungsinitiative-328653257063

https://www.tagesanzeiger.ch/es-sollte-integrationskurse-fuer-schweizer-geben-646210628393

https://www.tagesanzeiger.ch/viele-chefs-stehen-auf-der-seite-der-eu-499746753316

https://www.tagesanzeiger.ch/ecopop-hilft-svp-im-kampf-gegen-die-zuwanderung-222829390500

https://www.tagesanzeiger.ch/wie-die-migration-die-schweiz-veraendert-765345055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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